주말루틴
오늘은 평소에 주말에 하는 일과들을 나열할 예정이다.
바버샵
영국에 있을 때부터 바버샵에서 머리를 잘랐는데 이탈리아에 오고서도 3주에 한번씩 집 바로 앞에 있는 바버샵에서 머리를 자른다. 가격은 15유로정도로 한국과 비교해도 비싼편도 아니고 영국에서는 19파운드였던걸 감안하면 부담이 없다. 하지만 바버 아저씨 두명 다 영어를 아예 할 줄 몰라서 몸으로 말해요로 소통한다는게 유일한 단점이다. 아무튼 첫 방문 때부터 속도나 결과나 둘 다 영국에서 다녔던 바버샵보다 훨씬 만족스러워서 이번에 두번째로 방문했다.
이 날은 앞 손님을 기다리는데 자꾸 밖에서 몇 분이 들락날락하시면서 뭔가를 이야기하시는 것을 봤다. 어쨋든 시간이 지나 내 차례가 되었고 머리를 자르고 있었는데 누군가 들어와서 이야기하다가 아저씨가 씩씩거리면서 자동차키를 들고 나갔다. 아무래도 주차관련해서 문제가 있었던 거 같은데 화가 잔뜩나셔서 나가시곤 10분정도 돌아오지 않으셨다. 돌아오셔서 머리를 마무리해주시고 결제를 하려고 했는데 자기가 미안하다고 돈 안받겠다며 말씀하시는 것 같은 늬앙스를 이탈리아어로 말씀하시길래 내가 할 줄 아는 말은 Grazie밖에 없으니 그라찌에 삼창하고 바버샵을 빠져나왔다. 아무튼 군대가기 전에 단골 미용실에서 공짜로 밀어줬던 경험 이외에 처음으로 공짜 컷트를 받았다.
장보기
장은 Conad라는 마트에서 본다. 주변에 있는 마트 중에 가장 큰 마트인 것 같은데 가격도 괜찮은 편인 것 같다. 이탈리아는 영국과는 다르게 해산물이 많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 너무 마음에 든다. (하지만 쉐어하우스에 살아서 그런지 요리를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극적인 내향인으로 키친에 있으면 스몰톡을 해야하는데 내가 궁금하지 않은 것들도 궁금한척 해야한다는게 나로써는 에너지 소모가 크다) 아무튼 보통 마트에 오면 일주일동안 점심으로 싸갈 샌드위치 재료를 산다. 재료는 항상 똑같이 빵, 토마토, 루꼴라,크림치즈 그리고 프로슈토. 재료를 바꿔볼까도 생각을 자주 하지만 불을 켜지 않고도 만들 수 있는 샌드위치 중에 이게 제일 밸런스맞고 귀찮지 않아서 메뉴를 바꿀 엄두를 내지 못한다. 사실 맛있는 것을 먹는다는 욕구보다 시간효율을 더 많이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혼자 있으면 그냥 시간 덜 드는 게 최고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것저것 샀다. 빨리 쉐어말고 스튜디오에 살고 싶다. 요리도 좀 크게 해두고 냉장고에 박아놓고 그러고 싶은데 냉동실도 가득 차있고 냉장고에도 내가 쓸 수 있는 공간이 크지 않아서 뭔가 일을 벌리기도 싶지않다.
빨래하기
보통 빨래는 집에 있는 세탁기로 하지만 매트리스 커버와 이불커버같은 경우는 코인세탁방에 와서 한다. 이유는 매트리스커버가 폭신폭신한 두꺼운 커버라서 집에 있는 세탁기로는 세탁기 문이 닫히지 않는다.. 그리고 건조도 문제라서 2~3주에 한번씩은 세탁방에 와서 빤다. 처음에 왔을 때는 이게 어떻게 쓰는 곳인고 했지만 서울에서 자취할 때도 써봤으니 그닥 어려운 점은 없었다.
사진의 좌측에 보면 얼룩무늬로 된 세탁기도 보이는데 저 세탁기는 애완동물 옷이나 이불등을 빠는 세탁기로 따로 되어 있었다. 아무래도 털이 많이 묻어나고 그래서 전용으로 하나 만들어둔 듯 하다. 이런 것들을 보면서 이탈리아 사람들이 얼마나 애완견을 많이 키우는지 간접적으로 또 느낄 수 있었다.
이 노란 가방은 어떻게 가져오셨을까...
산책하기
산책을 자주 나가진 않는데 세탁기를 돌려놨거나 겨울인데도 날씨가 따뜻한 날에는 가끔 나간다. 10분정도만 걸으면 vittorio 광장이라 스윽 돌면서 포 강 구경 해주고 온다. 날씨가 점점 더 좋아지고 있어서 봄 쯤 되면 주말마다 어디 앉아서 시간 보낼수도 있을 것 같다.
번외
영국에 있을 때 이탈리아로부터 내 영국 학력 및 성적을 인증 (Declaration of Value) 받으려고 이탈리아어 번역에 공증에 한달가량 걸려 우편으로 이탈리아 대사관으로 보내놨던 문서가 거의 두달만에 받게 되었다. 이 서류들은 지금 있는 회사 다음으로 계약된 회사에 필요한 문서들인데 에이전시 도움없이 혼자 진행했지만 아무 문제없이 정상적으로 받게 되어서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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