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일상 기록

[이탈리아] 토리노 일상 5 ( 첫 출근, 운동.. 파스타)

by wonwon 2023. 1. 21.

일주일동안 정신이 없어서 이제야 글을 쓴다.

 

 

주인집 펜트하우스

 

 

수요일, 택배 찾기

 

 

영국에서 미리 보내뒀던 택배는 내가 이탈리아 번호가 없었던 관계로 집주인분에게 양해를 구하고 휴대폰번호를 집주인분 번호로 적었는데 집주인분께서 택배를 받아주셔서 수요일에 받으러 올라갔다. 알고보니 같은 건물 7~8층을 둘 다 사용하시는 펜트하우스였다. 엘리베이터는 최고층에서는 바로 거실과 통하는 시스템... (문은 하나 있다) 이 건물이 이런 건물이었구나를 이제서야 깨달았다. 아무튼 관세 때문에 아저씨께서 돈 얼마 더 지불하신 거 송금해드리고 택배를 받아왔다. (택배 내용물은 다 Used Item이라 가격도 적게 적었는데 관세를 왜 그렇게 내는지 모르겠다.)

 

만신창이가 된 택배박스

 

 

택배 상태는 내가 받은 택배 상태 중 가장 최악이었는데 아무래도 박스가 정사각형에 20KG이나 되니 그냥 냅다 던졌을게 분명하다. 다음부터는 조금 작은 박스더라도 두세개로 나눠서 보내던지 해야겠다. 옆에 꽤나 크게 터졌는데 그래도 택배사에서 테이프로 붕대좀 감아줘서 제대로 도착하긴 한 것 같다. (뭐가 중간에 떨어졌다한들 나는 기억을 못해서 패스) 아무튼 그렇게 택배 뜯고 정리하고 박스버리고.

 

 

 

목요일, 첫 출근

 

 

 

출근하기 전 7시에 짐에서 40분정도만 운동하고 집에 올라와서 씻고 회사로 출발한다. (짐이 집에서 30초 거리라서 이거는 장점) 짐이 오전 7시에 열어서 조금 타이트하지만 저녁에 와서 운동하기에는 사람도 너무 많고 저녁에 운동하고 나면 저녁에 무언가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운동을 아침에 하려고 한다.

 

 

 

 

 

 

사원증

 

첫 출근!

 

 

첫 출근은 정신이 없다. 디자인 스튜디오에 직원이 50~60명정도이고 스튜디오를 돌면서 디자이너들이랑 악수하고 인사하러 다녔다. 디자인팀마다 방문해서 HR 매니저와 HR 직원을 대동해서 어그로끌고 다들 인사하고.. 하루에 수십명을 만나니 이름이 한명정도 기억날까말까했다. 컴퓨터와 타블렛 사원증 같은 것들은 이미 오래전에 모두 준비를 갖춘 느낌이었고 내가 쓰는 스튜디오는 자동차 내외장 인턴만 사용하는 공간이었다. 공간이 못해도 12명은 쓸 수 있는 공간이지만 인턴이 나와 다른 한 친구뿐이라 둘이서 그 공간을 전부 사용한다.

 

출근을 해보기 전까지는 내가 첫 출근날 어떻게 대문을 열고 들어가며 누구에게 말을 걸어야 하고 말을 걸었는데 이태리어밖에 할 줄 모르는 사람이면 어쩌지라는 고민들을 했었는데 그냥 오라고 하는 시간에 가서 벨을 울리니 그냥 문이 열렸고 건물에 들어가니 로비에 HR팀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그렇게 내 고민들은 쓸데없었던 것으로 끝났다.

 

디자인 스튜디오는 생각보다 거대했고 생각보다 엄청난 프로젝트들이 많았다. 하지만 디자인 에이전시인 이상 공개할 수 있는 프로젝트는 보통 전기차 스타트업의 주문이 들어온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식적으로 스튜디오에서 했다고 공개할 수 있는 경우는 내 포트폴리오에도 넣을 수 있고 내가 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데 그 경우가 OEM 브랜드의 경우는 스튜디오 딱지를 떼고 그 브랜드 이름만으로 디자인을 공개하기 때문에 디자이너의 포트폴리오에도 쓰지 못하고 회사에서도 우리가 했다고 홍보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이 회사에서 뭘 하고 있을지 찾아보면 몇 개 없어서 궁금해하긴 했는데 실제로 회사에 들어와보니 정말 재밌고 규모가 큰 프로젝트가 많아서 만족스럽다. 여기서 많이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아무튼 그렇게 목요일, 금요일 출근을 했지만 사실상 치프디자이너도 휴가를 갔고 이번 주까지는 특별히 프로젝트가 따로 배정되진 않고 지나갔다.

 

 

 

주말

 

주말에는 연락하게된 디자이너님을 만났다. 모교 선배님이신데 이번에 디자이너님의 회사에 인턴쉽을 지원했다가 파이널리스트에서 최종은 떨어져서 아쉽다며 따로 연락을 주셔서 이런저런 이야기해주셨었다. 그러다가 다른 회사로 토리노로 오게되어 연락드리고 이번 주말에 만나뵀다. 나이차이가 꽤나 나지만 너무나도 친근하고 편안하게 대해주셔서 재밌었다. 어디갈까 하시다가 100년전에 피아트 본사 건물로 지었던 링고토라는 곳으로 갔다.

 

 

 

 

예전에 피아트 본사로 사용될 시절 옥상의 테스트 서킷

 

이탈리아인의 광기는 이 건물에서 볼 수 있는데 100년 전에 우리나라는 한참 일제치하에 있을 시절 이런 발상으로 이런 건물을 지었다는게 너무나도 놀랍고 토리노 공항에 내릴때도 토리노 시내에서 링고토가 한눈에 보여서 진짜 토리노에 오긴했구나 싶었었다. 현재는 이 건물은 일부 쇼핑몰로 사용되고 있고 나머지는 오피스등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아무튼 디자이너님이 이 곳에서의 자동차 디자인업계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대략적으로 이야기도 해주시고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는데 맛있는것도 사주시고 무엇보다 편안하게 대해주셔서 나도 더 시간가는 줄 몰랐던 것 같다. 아무튼 영국에서 사온 작은 선물하나 드리고 또 저녁에는 친구들이랑 파스타를 먹으러 갔는데

 

 

 

음~ 좀 독특한 걸 시킨 것 같다. 오리지널 파스타를 시켰어야했나 살짝의 후회는 했지만 새로운 종류의 파스타를 맛 본 경험으로 만족한다. 티라미수도 맛있지만 뭔가 내가 생각했던 이탈리아의 눈물나게 맛있는 파스타 티라미수와는 거리가 멀었다.

 

 

 

파스타 먹고 야경으로 마무리

댓글